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의 피의자인 계모 김모(38)씨가 사회적으로 단절된 채 게임에 몰두해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8개월 간 6000여만 원을 게임머니로 탕진했고, 남편 외에는 어느 누구와도 전화통화를 한 기록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씨의 수사 내용을 설명했다. 박 과장은 인터뷰에서 “김씨가 돈을 엄청 많이 소비했는데 그 소비된 내용을 보니까 주로 게임머니 아이템이었다”며 “8개월 간 60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돈 전부를 아이템을 사는데 소비했는지 더 확인해 봐야 하지만 게임과 관련된 계좌로 돈이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남편 이외에는 외부인과의 관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과장은 “계모에게 정신적인 문제는 없었냐”는 질문에 “정신적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사회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해 보니 남편 신모(38)씨 외에는 어느 누구와도 통화를 한 기록이 없었다는 것이다.
친아버지인 신씨의 방관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신씨는 경찰 수사에서 “(계모 김씨에게 학대와 관련한)얘기를 하면 김씨가 아들을 더 괴롭히고 난리를 칠 것 같아 처음에는 얘기하지 않았고 내가 없을 때 더 괴롭힐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아들이 발가벗고 떨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화장실에 들어와 용변을 보고 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박 과장은 “자세히 다 얘기하면 너무 눈물날 만한 이야기가 많아서…”라며 “경찰관 생활을 25년 하면서 이런 아버지는 처음 봤다”고 개탄했다.
원영군의 계모 김씨는 지난달 1일 원영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온몸에 락스를 붓고 찬물을 끼얹은 뒤 화장실에 가둬 숨지게 했다. 김씨와 친부 신씨는 각각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원영이의 시신을 10일간 베란다에 방치하다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