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불에 달군 돌로 딸 ‘가슴 다림질’…학대 근절 안돼

입력 2016-03-15 08:28 수정 2016-03-15 08:42

카메룬에서는 딸을 보호하려는 부모들이 뜨거운 돌 등으로 가슴 발육을 방해하려는 일명 '가슴 다림질'이란 끔찍한 여성 학대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 관행은 카메룬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2일 KBS 교양 프로그램 '글로벌 정보쇼-세계인(이하 세계인)'에서는 카메룬의 '가슴 다림질'이 소개됐다.

가슴 다림질이란 여성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돌, 방망이, 나무 주걱 등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어린 소녀들의 2차 성징이 나타날 때 가슴 발육을 방해하기 위한 악습이다.

제작진은 가슴 다림질이 행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가슴 다림질을 반대하는 현지 여성단체 '레나타'와 함께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꿀비솝 마을'을 찾았다.

한 집에 도착했을 때 앞마당에서 엄마 데니스가 모닥불에 몽둥이를 달구고 있었다. 옆에는 9세 딸 마들렌이 앉아 있었다.



레나타 활동가 카띠는 가슴 다림질을 하면 아이의 가슴이 아예 발달하지 않거나 양쪽 가슴 크기가 달라진다며 멈출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데니스는 "왜 좋지 않은지 이유를 묻고 싶다"며 "딸이 가슴이 튀어나왔다. 내가 안했으면 훨씬 더 컸을 것이다"며 항변했다.

데니스는 뜻을 굽히지 않고 뜨겁게 데워진 돌로 마들렌의 가슴을 압박했다. 결국 마들렌은 비명을 지르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데니스는 이미 2년 전부터 하루에 세번씩 마들렌의 가슴에 다림질을 해왔다. 그러나 마들렌은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거부하지 않았다.

데니스는 "딸을 돕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아프게 하려는 게 아니다. 아이의 가슴이 커버리면 남자들은 다 큰 성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왜 가슴 다림질을 해야하는지를 밝혔다.

카메룬의 산부인과 전문의 시누는 "가슴을 너무 세게 압박해서 젖샘이 망가진 것을 목격했다"며 "그래서 양쪽 가슴 모두 모유 수유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증언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카메룬 소녀 8명 가운데 1명이 가슴 다림질을 당했다. 또 카메룬 소녀 7명 가운데 1명은 카메룬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경험이 있다.

'세계인'은 지구촌 핫 이슈를 소개하는 KBS1 교양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영한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