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현장검증’ 엄마들 분노… "살인죄 적용” 락스통 시위

입력 2016-03-14 17:14 수정 2016-03-14 17:23
뉴시스

7살 원영이 학대 사건 현장검증은 분노로 넘쳤다. 14일 오후 원형이가 살던 집 주변은 모여든 주민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한 손엔 '살인죄 적용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다른 한 손엔 락스통을 쥐고 원형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와 방조한 친부를 기다리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학부모 모임인 평택 안포맘 회원들은 "한겨울 락스와 찬물을 끼얹고 감금해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소식을 듣고 락스를 가져나왔다"며 락스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평택 안포맘 류정화(33·여) 대표는 "단순히 아동학대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제2의 원영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모든 엄마가 같은 생각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주민들은 2시45분쯤 원영이 부모가 현장에 도착하자 락스통과 계란을 던지며 "악마의 얼굴을 공개하라" "살인죄를 적용하라"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경찰은 흥분한 주민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주변을 철저히 통제하고 비공개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계모와 친부는 원영이를 학대한 집과 시신을 암매장한 야산 현장 검증을 위해 오후 1시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린 채 평택경찰서를 나섰다. 친부는 "학대를 알고도 왜 방치했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형이에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어 계모는 "말을 안 들어 가뒀다. 죽을지는 몰랐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경찰은 현장검증을 통해 계모가 살인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계모인 김씨가 원영이가 죽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학대를 지속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