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북 청송 발생한 ‘농약소주 사건'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마을주민 등에 대한 2차 탐문수사를 실시하는 등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마을주민 간의 갈등문제나 지금까지 확보한 마을주민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용의자 특정에 주력하고 있다.
청송경찰서는 14일 수사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의 범인이 마을 주민이거나 제3의 인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마을주민 등을 상대로 2차 탐문수사를 실시하는 등 용의자 특정과 범행동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2차 탐문수사에서 경찰은 마을에서 있었던 주민들 간의 갈등문제를 비롯해 범행 동기가 있을 법한 주민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소주병과 소주잔 등에서 발견된 피해자들 것이 아닌 유전자(DNA)와 지문 등을 마을주민들과 대조 후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마을주민들을 상대로 서로 간 갈등이 있었던 사례파악에 나서는 한편, 주민 13명에 대한 진술을 종합해 용의자 특정이나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이 다른 사람이 몰래 마을회관에 들어와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농약을 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명확한 증거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청송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지방청 광역수사대, 청송경찰서 경찰관 등 총 46명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메소밀 성분이 포함된 농약병을 보관하고 있는 주민 4명으로부터 8병의 농약병을 수거했지만 범죄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52가구 98명 주민에 대해 1차 탐문 조사를 완료했으나 주민 간 특별한 원한이나 갈등은 찾아내지 못했다. 마을회관 열쇠는 주민 8명 정도가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회관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소주는 모두 마을주민 자녀들이 구입해 준 소주였으며, 문제의 소주 역시 이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화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마을회관을 출입하는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행이거나, 개인 간의 원한 관계에서 비롯된 개연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송 농약소주 사건’은 지난 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청송군 현동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2명이 숨지거나 중태에 빠진 사건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주민 가운데 박모(63)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10분쯤 숨졌다.
허모(68)씨는 안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이다. 박씨는 이 마을의 현재 이장이고 허씨는 전 이장이다.
당시 마을회관에는 박씨와 허씨를 포함해 13명이 있었으며 소주를 마신 주민은 총 4명이다. 박씨 등 마을주민 4명은 이날 김치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소주 한 병을 함께 나눠 마셨다. 이후 박씨와 허씨는 9일 오후 9시40분쯤 두 병째 소주를 각각 2잔씩 나눠 마시던 중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청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청송 '농약소주사건', 장기화 될 조짐 보인다
입력 2016-03-14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