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이해찬 탈락에 거세게 반발 시작

입력 2016-03-14 15:20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친노(친노무현) ‘좌장’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친노계 의원들이 강력 반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의 ‘친노 숙청’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종인호’ 출범 이후 잠복했던 당내 계파 갈등 고질병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개연성마저 감지된다.

이날까지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돼 고배를 마신 친노·범친노계 의원은 이 의원 외에도 문희상(5선) 신계륜(4선) 유인태(3선) 강기정(3선) 정청래(재선) 의원 등 10명이 넘는다. 지도부가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킨 현역 의원 21명 중 절반 이상이 친노 진영인 셈이다. 특히 계파 수장격인 이 의원은 탈락 후보군인 정밀심사 대상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같은 친노계인 배재정 의원은 “안타까운 공천과정이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를 지지해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향해 “당원과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일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재고를 거듭 요청한다”며 “시민과 언론에 공천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현 의원은 트위터에 “이해찬 의원이 물러나야 친노 패권 청산이냐? 뭐가 문제죠?”라고 적었다. 김광진 의원 역시 “억지로 참고 있던 당원들을 손 털게 만드는… 정말 나 같은 범인이 알지 못하는 반전의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인가”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김종인표’ 공천 전략 전체를 비꼰 것이다.

친노 진영 최대 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의 움직임에도 당 안팎 관심이 쏠린다. 문 전 대표는 그간의 공천 과정에서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김종인 체제’에 확고한 신뢰의 뜻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같은 친노계로서 계파 내 최다선인 이 의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공천에서 탈락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할말이 없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