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확정된 후 오랜 침묵 깬 김무성, 민생 공약 발표

입력 2016-03-14 15:2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당 공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했다. 지난달 22일 최고위원회의부터 이어온 친박(친박근혜)계 등 주류를 향한 공개 묵언시위를 3주 만에 끝낸 것이다.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공천룰 설전에 이어 ‘살생부·막판 파문’을 거치며 내내 이어온 침묵을 깨고 그가 꺼낸 얘기는 ‘상향식 공천’과 ‘민생 공약’ 실천이었다.

그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전국에서 국민공천제에 따르는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 국민 모두를 위한 개혁,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에 새로운 길을 향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한참을 뜸들이며 논란이 됐던 김 대표 지역구의 경선 실시가 확정되자마자 자신의 정치 브랜드인 ‘상향식 공천’을 중단 없이 실천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무난히 경선을 통과해 공천을 받을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18·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김 대표가 이번에 경선을 통과하면 지난 17대(2004년) 총선 이후 무려 12년 만에 공천장을 받게 된다.

다만 김 대표는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단한 국민이 많은데 우리 당이 공천문제에 몰두해서 민생을 잊고 있었던 게 아닌지 깊이 자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천에서 정책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갑을(甲乙) 개혁, 일자리 규제개혁, 청년독립, ‘4050 자유학기제’ 도입, ‘마더센터’ 건립 등 육아개혁 등 총선 5대 핵심 공약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갑을 개혁을 통해 많은 국민을 힘들게 하는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청년들과 도전하는 사람들, 창업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모든 규제를 없애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청년이 원하는 건 진정한 독립”이라며 “청년들은 용돈을 쥐어주면서 길들이려 하는 정책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중학교 자유학기제처럼 4050 자유학기제를 도입해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중장년들을 열렬히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부모 역할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아이를 낳아서 당황하고 힘들어하는 젊은 부모가 많다”며 “독일 마더센터를 모델로 앞으로 10년 후에는 전국 곳곳에 은행 수만큼 마더센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최고위가 열린 당 대표 회의실 배경막 문구도 ‘쓴소리들’에서 김 대표가 아이를 안고 있고, 4명의 남·녀 청년들이 새누리당의 5대 공약을 적은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웃고 있는 사진으로 교체됐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