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위선- '트럼프' 제품은 해외아웃소싱, 미니슈퍼화요일 트럼프,클린턴 승리 예상

입력 2016-03-14 14:40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저임금 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일자리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 멕시코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미국 기업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대폭 인상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 제품의 대부분은 해외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도널드 J 트럼프 콜렉션’ 셔츠는 방글라데시와 중국, 온두라스 등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다. WP가 입수한 소송서류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4년 자신의 이름을 딴 남성의류를 해외 85개국에서 대량생산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시 제조지가 미국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없었다고 WP는 전했다.

로버트 로렌스 하버드대 교수가 인터넷으로 판매되고 있는 트럼프 브랜드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 838개 품목 중 75%인 628개가 해외서 만들어진 것이며, 이중 절반 이상인 354개는 중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유세 내내 중국과 멕시코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했다는 이유로 오레오 쿠키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에어컨 제조사인 캐리어가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자 “내가 (대통령이 되어) 감시를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공약으로 해외이전 기업에 15%의 세금을 매기고, 수입품에 대해서는 20%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45% 부과’ 방안도 논의됐다.

이에 대해 로렌스 교수는 “트럼프의 공약은 250달러짜리 트럼프 양복 가격을 350달러 이상으로 올려놓게 돼 자신의 사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기는 여전히 높아 15일 ‘미니슈퍼 화요일’에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13일 발표된 NBC·월스트리트 공동여론조사결과 트럼프는 이날 경선지역 중 대의원(99명)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서 43%의 지지율로, 이 지역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22%)은 물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21%)을 각각 큰 차로 따돌렸다.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면 누적 2위 크루즈 의원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미니 슈퍼 화요일에 실시되는 경선 5곳(플로리다, 일리노이,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을 모두 석권할 것으로 예상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