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돼지에 이어 등산객들과 도심 야산 주택가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유기견(들개)에 대해 서울시가 집중 포획 작전에 나섰다. 최근 들어 유기견의 야생화가 심해지면서 북한산뿐만 아니라 인왕산, 백련산, 관악산 등으로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들개들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주택가에 서식하는 길고양이를 해치고, 산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광견병 전파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 도심 야산에 서식하는 들개 수는 140여 마리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도심 야산과 주택가 접경지역 중심으로 산책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는 야생화된 유기견에 대해 오는 27일까지 집중 포획활동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3월말까지 집중포획을 실시키로 한 것은 4월이 되면 녹음이 우거져 시야 확보가 곤란해 들개 포획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되기 전 들개의 개체수를 줄여 나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실시해오던 들개 포획방법인 포획 틀에 의한 상시포획체제는 유지하면서 집중포획기간에 야생동물 포획전문가와 마취 총을 활용해 포획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시는 2500만원을 들여 총 50여마리의 들개를 포획할 계획이다. 포획작전에는 종로, 은평, 서대문, 강북, 성북, 도봉, 관악 등 7개 자치구가 참여한다. 집중포획 지역은 북한산, 인왕산, 백련산, 관악산 등 도심 야산과 주택가 접경지역 주변 위주로 실시하되 도심 주택가 방향 2㎞ 이내까지를 포획대상 지역으로 설정했다.
이번 기간에 포획되는 들개는 관할 자치구에서 지정한 동물보호센터로 보내져 주인을 못찾거나 분양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될 예정이다.
최근 도심 야산 주변에 들개가 많아진 것은 뉴타운 등 재개발로 인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기르던 개를 버리고 가기 때문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기견은 애완견과는 달리 대부분 잡종으로 중간크기 이상의 개체”라며 “들개는 번식이 잘되고 먹이가 없으면 활동범위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심 야산을 등산하거나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들개를 발견하면 먹이를 주지 말고 음식물은 되가져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산에서 들개를 만났을 때에는 들개와 눈을 마주치지 말고 천천히 그 자리를 벗어나도록 하며 들개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또 들개 포획 틀 주변은 접근을 자제하고, 들개가 포획된 경우 관할 자구로 연락해 신속히 보호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서울시, 등산객 위협하는 도심 야산 유기견 집중 포획 나섰다
입력 2016-03-14 10:49 수정 2016-03-14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