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창조경제시대, 그러나 배고픈 예술의 길

입력 2016-03-13 17:29 수정 2016-06-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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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고] 창조경제시대, 그러나 배고픈 예술의 길 (기고자: 정인갑 국회 정책비서)



지금 전 세계의 문화예술 육성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창조경제 시대를 맞이하면서 ‘창의성’과 ‘문화·예술’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들에게 예술의 길은 배고프며, 가난한 예술가라는 단어가 친숙한 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예술인이 예술활동으로 벌어들인 평균 수입은 1인당 고작 1255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녹록하지 않다는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예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왔으나 문화부 조사가 보여주듯 예술가들의 실상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국가 정책에 대해 예술가들이 실제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예술가를 꿈꾸며 첫발을 내딛은 청년 예술인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위해 연간 전시 횟수나 공연 횟수 등으로 예술 활동을 증명하는 정부 기준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너무 높기만 하다. 이처럼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제공해온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마저 사각지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염려스럽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만큼 예술은 한 국가의 자부심이며 상징이 될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술인 복지법은 예술인을 ‘예술 활동을 업으로 국가를 문화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데 공헌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예술인들이 진정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복잡한 지원 과정을 개선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하다. 정부가 누차 강조해온대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 문화가 돈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면, 예술가들의 목마름부터 해갈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인갑(28) 국회 정책비서 프로필

-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 북한대학원 대학교 석사과정
- 제19대 국회의원 정책비서(정무위원회)
- (사) 좋은학교운동연합 청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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