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뎀-뷔르템베르크와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3개 주에서 13일 주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00만명이 넘는 난민들을 받아들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은 처음에는 큰 지지를 받지만 유입되는 난민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서 집권 연정 내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총리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등 지금은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31일 쾰른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 성범죄 사건은 독일 내 반난민 감정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은 “외출 시 안전을 보장받고 싶다”고 말하는 여성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내며 난민 범죄자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
AfD는 지난 6일 실시된 헤세주 주의회 선거에서 13.2%의 득표율로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CDU)과 집권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SDU)에 이어 제3당으로 부상했다. AfD는 13일 실시되는 주의회 선거에서도 3개 주 모두에서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 세 확산을 더욱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AfD는 라인란트-팔츠주에서 9%,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13%, 작센-안할트주에서는 무려 19%의 지지율로 제3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13일의 주의회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지는 향후 독일의 난민 정책 향방을 결정짓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지난해 최악의 난민 위기를 겪으면서 크게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유럽 내 보수 우익 세력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시험지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독일의 주요 정당들은 모두 AfD의 세력이 크게 커진다 하더라도 AfD와 손잡고 연정 구성에 나설 생각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AfD가 주의회 내 의석수를 크게 늘릴 경우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더라도 연정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AfD의 의석수가 늘어날 경우 독일 상원인 분데스라트의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69명으로 구성되는 분데스라트는 각 주에서 정당들의 지지율에 따라 파견한 대표들로 구성된다.
반난민 감정의 확산 속에 AfD의 세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메르켈 총리는 현재의 난민 정책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AfD가 선전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4기 연임 가능성에는 빨간 불이 켜질 게 틀림없다.
물론 현재로서는 메르켈 총리를 이을 뚜렷한 후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집권 연정 내에서도 이어지고 있지만 누구도 그녀에 대한 도전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2017년 말 치러지게 되는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이 4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것은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르켈 총리 지지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띠는 동시에 일부 유럽 국가들이 국경 통제에 나서면서 유럽 내 자유로운 통행을 위협하게 된 난민 위기의 향방과 유럽 내 극우세력의 앞날을 점쳐보게 할 13일 독일 3개 주 주의회 선거 결과는 14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13일 獨 3개 주 지방선거, 메르켈의 난민 정책에 대한 첫 시험대
입력 2016-03-13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