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아버지 살해한 30대 아들 긴급체포

입력 2016-03-13 10:34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아들과 이를 도운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시흥경찰서는 13일 존속살해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이모(37)씨와 어머니 조모(60)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6시쯤 시흥시 부모의 집에서 술에 취한 아버지(61·시각장애 1급)가 ‘쓰레기’라고 자신에게 욕한 것에 화가 나 벽으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다.

이씨는 또 숨진 아버지를 창고 방에 13일 동안 내버려두다가 같은 달 26일 오전 2시쯤 어머니 조모(61)씨와 함께 시신을 시흥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남편 시신을 암매장한 뒤 같은 날 오후 4시쯤 112로 “남편이 14일 강원도로 여행 간다고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이씨 주변을 수소문하던 중 수년째 지방 출타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 조씨 등 가족들의 진술이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조씨가 이웃에 “남편이 숨졌다”고 말하고 다닌 점에 주목하고 집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시신을 암매장하던 당일 새벽 승용차 1대가 집 주변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확보하고, 12일 오후 8시쯤 집 내부를 압수수색한 결과 안방 문틈과 창고 방, 과도 손잡이 등에서 숨진 이씨의 혈흔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조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뒤이어 부천의 한 만화방에서 아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야산에서 숨진 이씨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하기로 했다.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씨와 조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시흥=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