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충격의 3연패를 당하고 우승컵을 내줬다.
알파고는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3국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7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이날 대결은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두 기사의 기세가 충돌하면서 곧바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 9단의 첫 착수는 우상귀 화점. 알파고는 1분30여초 만에 우하귀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는 인간의 바둑 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다.
이 9단은 3수째를 좌상귀 소목을 택했으며, 알파고는 4번째 수로 좌하귀 화점에 착수했다. 이 9단은 5수째로 좌상귀를 날일(日)자로 걸친 뒤 7수로는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전개했다. 그러자 알파고는 우상귀를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目)자로 굳히는 새로운 포석으로 대응했다.
이 9단이 공격적으로 몰아붙여 난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알파고는 충격적인 수들을 연발하면서 철저히 실리를 추구했다. 특히 백32의 밭전(田)자 행마가 첫 번째 승부수였다. 초반부터 줄곧 알파고가 앞서 중반 무렵에는 이미 백 필승의 형세였다. 이 9단이 아쉬운 마음에 패를 걸어 승부를 걸기도 했으나, 도저히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돌을 거뒀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알파고가 우승했지만 대국은 5국까지 진행된다. 5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이 9단은 15만 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는다. 승리 수당은 2만 달러(2200만원)이며,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유명렬 기자 mryoo@kmib.co.kr
이세돌, 알파고에 세 판 연속 불계패
입력 2016-03-12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