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은 인간의 완패로 끝났다.
인류를 대표한 이세돌(33) 9단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속개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번 대국에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에게 176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로써 5번의 대국 중 3연패를 당한 이 9단은 이번 시리즈에서 기대와 달리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완패했다. 이 9단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남은 4국(13일), 5국(15일)을 모두 치르게 된다. 우승상금 100만 달러는 알파고의 차지가 됐다. 구글측은 상금을 유니세프와 교육 및 바둑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9단의 3연패는 바둑 영역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이 앞서지 못할 것이라는 인간의 오만이 깨어지면서 충격을 줬다. 알파고는 다음 차례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전자오락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도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인 바둑을 인공지능이 넘어섬으로써 앞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이 9단은 1, 2차전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앞선 대국과 달리 초반부터 적극 공세로 나왔다. 계산에서 앞선 상대를 이기기위해서는 중반이 넘어가기 전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알파고도 이 9단과의 전투에서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좌상귀에서 붙은 전투에서 이 9단이 별로 실속을 챙기지 못한 사이 알파고는 중앙 아래쪽과 오른쪽에 거대한 세력을 구축해 중반이후 집수에서 이 9단을 크게 앞섰다. 흑돌을 뒨 이 9단은 초반 35수로 강공을 폈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고, 승부가 기울자 115수로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지만 역시 알파고의 계산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 9단은 끝까지 대국을 포기하지 않고 좌하귀의 알파고 진영에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던 패를 시험해보는 등 투혼을 보여줬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이세돌 3연패 충격
입력 2016-03-12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