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알파고'의 우승이 유력시 되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33) 9단과 알파고의 3국에서 이 9단은 10일과 돌을 바꾸어 흑을 잡았다.
이 9단의 첫 착수는 우상귀 화점. 알파고는 1분30여초 만에 우하귀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는 인간의 바둑 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다.
이 9단은 3수째를 좌상귀 소목을 택했으며, 알파고는 4번째 수로 좌하귀 화점에 착수했다. 이 9단은 5수째로 좌상귀를 날일(日)자로 걸친 뒤 7수로는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전개했다. 그러자 알파고는 우상귀를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目)자로 굳히는 새로운 포석으로 대응했다.
알파고가 충격적인 수들을 연발하고 있다. 백 32, 백 36이 특히 놀라운 수다. 이 9단 역시 흑 49로 밀어붙이며 계속해서 난타전을 펼쳤다. 알파고가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반면, 이 9단은 계속해서 복잡하고 어렵게 판을 이끌고 있다.
77, 83은 이세돌 다운 반격의 한 수. 하지만 알파고는 복잡함 대신 단순함을 택했다. 때로는 타협을 하며 오로지 이기는 확률이 높은 수만 두고 있다. 현재 우변이 마지막 승부처다. 이 9단은 알파고가 두터운 하변 대신 우변에서 변화를 꾀했다. 알파고가 안정적인 형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9단이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선택의 기로가 많은 어려운 장면에서 이세돌은 장고하는 반면, 알파고는 노타임으로 응수하면서 3국 역시 이 9단에게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9단은 제한시간 2시간 중에서 1시간30분 가량을 다 썼다. 현재 18분이 남았다. 반면 알파고는 56분이 남았다. 이 시간을 다 소요하게 되면 초읽기로 둬야 한다.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식 규칙을 따른다. 알파고가 처음부터 중국 룰로 설정돼 있기때문이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바둑은 덤이 한국보다 1집 많은 7집반으로, 백이 좀 더 유리하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이 9단은 세 차례 대국에서 모두 이겨야 최종 승리할 수 있다. 알파고는 우승까지 1승만 남겨둔 상태다. 승부가 가려지더라도 대국은 5국까지 진행된다. 5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이 9단은 15만 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는다. 승리 수당은 2만 달러(2200만원)이며,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인공지능 알파고, 3국도 승리 유력
입력 2016-03-12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