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는 친부의 방관 속에 수개월간 계모의 가혹행위 끝에 숨져… 무릎꿇리고 온몸에 락스뿌리기도

입력 2016-03-12 13:55
원영이는 친부의 방관 속에 계모에게 수개월간 모진 학대와 가혹행위를 받다 끝내 공포 속에서 숨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계모 김모(38)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초부터 원영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망할 때까지 난방이 되지 않는 화장실에 감금해 생활하게 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원영이가 입고 있던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온몸에 샤워기로 찬물을 뿌린 뒤 화장실에 그대로 방치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9시30분쯤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원영이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경찰조사를 통해 진술한 원영이에 대한 학대와 가혹행위는 끔찍하다.

김씨는 화장실에 감금하고 며칠이 지나 화장실에 있기 싫다며 밖으로 나오려는 원영이를 마구 때렸고, 그 이후로 원영이는 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감금 후 변기 밖으로 소변을 흐르게 하였다는 이유로 수차례에 걸쳐서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원영이의 온몸을 때렸다.

올 1월 초에는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이를 폭행했고, 이를 피하려다 넘어지며 변기에 이마가 부딪혀 이마가 찢어졌지만 치료없이 붕대로 감아주기만 했다.

28일쯤에는 소변을 변기 밖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락스를 부었다. 이후에 원영이는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친부 신모(38)씨는 이러한 김씨의 원영이에 대한 모진 학대와 가혹행위에도 ‘그만하라’고 말한 적은 있으나 적극적으로 만류 또는 제지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신씨 부부는 원영이가 가혹행위로 숨지자 할아버지 묘소 옆에 암매장할 때까지 10일 간 이불에 말아 세탁실에 방치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신씨 부부가 청북면의 한 슈퍼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와 육포, 초콜릿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이 장소에 간 경위를 조사하던 중 신씨와 김씨의 진술에서 모순점을 발견해 추궁하다가 암매장 사실을 자백받았다.

원영이의 시신은 옷을 입은 채 땅속 50cm 깊이에 묻혀 있었으며 백골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경찰은 신씨 부부에 대해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평택=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