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와 친아버지에 의해 학대받다 숨진 신원영(6)군은 숨지기까지 무려 3개월여간 난방이 되지 않는 화장실에 감금된 채 생활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계모 김모(38)씨는 전날 범행을 자백한 뒤 "신군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지난해 11월 초부터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일 아침까지 화장실에 가둬놨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화장실에 감금된 신군에게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수시로 폭행했고, 식사도 하루 1끼 정도만 준 것으로 파악됐다. 신군이 감금된 화장실은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이다.
또 지난 1월에는 바닥에 소변을 보았다는 이유로 신군을 밀쳐 변기에 머리를 부딪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붕대만 감아주고 방치했다.
신군이 숨진 채 발견되기 6일 전인 지난달 1월28일에는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세제를 들이붙기도 했다. 김씨는 "이때부터 신군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채 발견된 하루 전인 지난달 1일 오후 1시에는 옷을 입은 채 대변을 보았다는 이유로 옷을 모두 벗기고 샤워기로 찬물을 뿌린 뒤 그대로 가둬뒀다.
신군은 다음날 오전 9시3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숨진 신군의 시신을 세탁실에 방치했다가 열흘 뒤인 12일 오후 11시25분께 차량에 싣고 평택시 청북면의 조부 묘지 인근에 암매장했다.
김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 있던 신군의 친부는 "그만 좀 하라"고 몇 번 말한 적은 있지만 학대 행위를 막거나 만류하지 않고 방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신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길에 버리고 왔다. 죽이지는 않았다"고 허위 진술했으나 범행 뒤 적발될 때를 대비해 사전에 진술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CCTV 영상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 분석 과정에서 차량에 무언가를 싣는 모습 등 수상한 행적이 발각되면서 11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들 부부가 지목한 암매장 장소에서 신군의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얼마나 추웠을까"…원영군 숨지기전 3개월간 난방 안되는 화장실에 감금돼
입력 2016-03-12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