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미 중인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국빈 만찬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의 ‘출생 의혹’에 관해 농담했다.
미국인 어머니와 쿠바 출신 아버지를 둔 크루즈 의원은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이중국적을 보유하다 2014년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이 공개한 양국 정상의 국빈만찬 영상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랐다가 농담 본능을 숨기지 못하고 크루즈 의원에 관해 언급했다.
사뭇 진지한 표정의 오바마 대통령은 양 국민 모두 “평등과 기회의 원칙, 열심히 일하고 규칙을 따른다면 출생 여건이 어떠하든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충실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요즘 우리의 대선 경선을 보자”며 “또 어디서 캘거리에서 태어난 소년이 자라나 미국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캘거리는 크루즈 의원이 태어난 캐나다 앨버타주 남부의 도시다. 크루즈는 미국 헌법이 규정한 ‘출생 시민권자’가 아니므로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농담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말을 멈춘 오바마 대통령도 이윽고 못참겠다는 듯 환하게 웃어 보였다.
한편 미국 법원은 크루즈 의원의 출마 자격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일리노이주 법원은 어머니가 미국인이므로 크루즈 역시 출생 시민권자가 맞다고 이달 초 판시했다. 뉴시스
오바마, 캐나다 총리 만찬서 공화 크루즈 '출생 의혹' 조롱
입력 2016-03-11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