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아니라도 이긴다? 더민주 멍청” 보좌관 울분

입력 2016-03-12 00:01

정청래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2차 공천 탈락 이후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당 내외에서 컷오프 결정 번복 요구가 빗발치는 와중에 정청래 의원 보좌관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 핵심 보좌진인 김성회 보좌관은 11일 페이스북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는 정청래 의원의 보좌관이고 그게 자랑스럽다”면서 장문의 글을 시작했다.

먼저 일부 유력 종합지를 직접 거론하며 언론 압박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김 보좌관은 “당이 전략공천 검토 지역으로 마포을을 묶었다”며 “막말이라는 핑계 뒤에 조중동의 무서운 압박이 있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중동은 연일 1면과 정치면 톱에 정청래 이름 석자를 걸어놓고 시위했고, 당 지도부는 이들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조중동과 싸우면 죽는다는 것을 더민주 지도부가 실천해보였다는 것은 지독한 역설”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정청래 의원의 공적을 일일이 언급했다. 김 보좌관은 “우리가 일을 안했나. 국회의장이 주는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상 4년 내내 받았다. 17개의 상을 쓸었다. 법안 발의 169건 했고 52건이나 통과시켰다. 출석률도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의정활동 평가에 있어선 부족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는 “그냥 맘에 안 들면 컷오프 시키는 것”이라며 “시스템 공천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김 보좌관은 “마포을이 좋은 밭이니 꼭 정청래가 아니어도 이길 수 있다는 당의 판단은 멍청하다”면서 “정청래가 버티고 있으니 새누리당의 거물 정치인이 못 들어오는 거다. 우리가 자중지란을 벌일 때 새누리당은 거물을 마포을에 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김 보좌관은 “나는 포기 못하겠다. 정 의원이 포기하겠다고 해도 나는 못한다”며 “우리(보좌진)는 오늘도 출근해 선거를 준비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청래팀의 일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치러내겠다”고 다짐했다.

해당 글에는 선거사무실 한쪽 벽면에 ‘D-33’이라고 걸린 플래카드 사진을 첨부했다. 4.13 총선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는 “도와달라”며 후원 계좌번호를 함께 적기도 했다.

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정청래 의원 공청 배제 관련 논란에 대해 “이런 고통과 아픔을 잘 극복해야 큰 정치인이 되는 것”이라고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말했다.

홍 위원장은 “정청래 의원은 이미 어떤 유명인사 못지않게 알려졌는데, 불행하게도 좋은 게 아니라 막말의 대명사로 알려졌다”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막말의)챔피언 수준이 됐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