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에게 버림 받은 뒤 실종된 7살 신원영군의 평소 모습에 대한 증언이 나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이를 한때 집에서 돌봤던 지역아동센터 원장은 "배고파요라는 말을 달고 살던 아이"라며 원영이를 꼭 찾아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고, 원영이 누나는 친엄마에게 쓴 편지에서 "원영이가 (엄마를) 많이 보고싶어 해요"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계모가 자신을 버리러 간, 그 길을 열심히 따라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실종된 아이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두 손을 모았다.
원영이를 한때 친부모처럼 돌봤던 박향순씨는 11일 에서 원영이의 인연과 아이의 평소 모습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013년부터 2014년말까지 한 아동보호센터 센터장을 지내며 원영이 남매를 돌봤다.
박향순씨는 원영이를 속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음식에 집착했던 아이로 기억했다. 그러면서 평소 음식을 같이 나눠먹으며 잘 지냈던 것을 생각하며 눈물을 지었다.
박향순씨는 "아이들이 밥을 못 먹고 다녀서 옆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 밥을 먹였다' '아이들이 축 늘어져 있고 힘이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며 "얘가 그때 당시 너무 먹는 것에 많이 집착했다"고 회상했다.
원영이는 박향순씨에게 "오늘도 먹을 것 주나요? 먹을 것 있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원영이 아버지가 본처와의 이혼 문제로 돌보지 못할 때 집으로 데려가 아이들을 한달 정도 돌본 적이 있다는 박향순씨는 목욕을 시키다가 엉덩이와 허벅지가 맞아서 부풀어 오른 모습을 촬영했다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이에게는 "원영아 조금 있으면 나을거야"라고 위로하고 지역 아동보호센터에 이 내용을 신고했다.
사랑에 굶주렸던 아이의 심정을 드러내는 일화도 털어놨다.
"이놈이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놈인데요. (눈물) 여기 있는 동안에 하루는 어린이집을 안 간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원영아, 갔다오면 할머니가 오늘은 뭘 맛있는 걸 해놨다가 준비했다 줄까?’ 이러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제가 그 전전날에 세미나가 있어서 좀 나갔다가 늦게 들어왔나 그랬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또 어디 갈까 봐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는 거예요."
박향순씨는 방송 말미에서 "꼭 좀 찾게 도와주세요. 정말입니다. 찾게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JTBC는 아래는 편지 전문이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아프지 말고 잘 지내세요.
원영이가 많이 보고싶어 해요.
저도 보고 싶고요.
새엄마가 집에 들어오는 대신, 방에서 말 한마디도 못하고 밥은커녕 김밥만 줘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사랑해요.
경찰은 10일 평택에서 사라진 원영군을 공개수사를 결정했다. 계모 김모(38)씨는 아이를 산에 버렸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김씨가 아이와 함께 집근처 바다로 향하는 CCTV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CCTV에서 김씨는 원영이의 손을 잡지 않은 채 몇 걸음 앞서 걸었다. 그 뒤를 원영이가 따라 걸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