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공격 수위 높인 비박

입력 2016-03-11 16:40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이후 비박(비박근혜)계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이고 나섰다. 윤 의원의 ‘막말 통화’가 언론에 공개된 다음 날 이 위원장과 청와대 핵심 인사가 만났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공천 외압’ 정황이 드러났다는 판단에서다.

공천관리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이 독불장군이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김 대표가 공천 명단에서 빠진 것뿐 아니라 평소 공관위 운영을 비민주적으로 해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이 ‘후보 간 합의가 안 된 지역은 100% 국민 여론조사 경선을 치르겠다’고 결정한 것을 ‘독선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기도 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어느 지역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할지에 대해 이 이원장이 제대로 의견을 모으지 않고 결정했다고도 주장했다. 황 총장은 “초미의 관심이 있는 업무를 언제 발표하는지도 모르게 운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벌써 수차례 했다”며 “독선의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도 ‘이한구 때리기’에 가세했다. 홍 부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 위원장이 처음에는 ‘살생부 파문’을 들어 김 대표 (공천) 발표를 배제하더니 논란이 일자 ‘절차상 순서를 미루는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고 했다.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윤 의원에 대해선 “(윤 의원) 본인이 용단을 내려 잘못된 부분을 시인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하고 용퇴를 결정해 모든 걸 안고 끝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공천 외압 의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가운데 비박계 공관위원들이 일제히 이 위원장을 향한 파상공세를 벌이는 모양새다. 비박계는 이 의혹이 확실히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공천 심사가 계속될 경우 공천 확정 이후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 대표 측은 “윤 의원이나 이 위원장 모두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제대로 안 하는 게 문제”라며 “소수 권력자들이 압력을 넣는다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한 확실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는 일단 공관위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견지해야만 공천관리에 문제가 안 생긴다”며 “소통을 원활하게 하면 풀릴 오해”라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