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자중지란-이한구 공천 발표 강행에 비박계 폭발

입력 2016-03-11 16:32

4·13 총선을 한달 앞두고 새누리당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공천을 둘러싼 여권 내 권력투쟁이 살생부, 여론조사 문건 유출, 막말 발언에 이어 공천관리위원회 파행 사태까지 불러온 형국이다. 계파간 사생결단(死生決斷)식 출동로 여권 내부에선 ‘선거에 지려고 작정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1일 비박(비박근혜)계 황진화 사무총장, 홍문표 사무1부총장의 공관위 활동 중단 선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정현(전남 순천) 의원 등 단수 추천 27명과 경선지역 35곳 발표를 강행했다.

이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두 분(황진하·홍문표)이 회의에 불참해도 심사는 계속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독단적으로 하고 민주적으로 안 한다는데 다른 공천위원들한테 물어보라. 확인해보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이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 경선 발표를 보류하자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은 공관위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강행한 3차 공천 발표에서도 김 대표 지역구는 빠졌다.

황 총장은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대표에 관한 사항까지도 공관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독선적으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사조직이 아닌 공관위 업무를 독선적으로 한다면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할 시기는 아니다”며 “바로 위원장 사퇴를 거론하면 공천 관리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황 사무총장과 홍 부총장은 이날 오후에 재개된 공관위 회의에 참석, 이 위원장의 공관위 운영방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관위 파행에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0일 대구·경북(TK) 방문이 ‘TK 현역 물갈이’ 가능성을 키워 당내 계파 싸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면서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도 못얻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