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증원전력 공격 시사...계속되는 핵공격 위협

입력 2016-03-11 15:59

북한이 연일 ‘핵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대한 위기감의 표출이자 대내결속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전날 실시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한 사실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 발사훈련후 “핵탄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가 “핵탄두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을 계속해나갈 것”을 과제로 줬다고도 보도했다. 또 이번 훈련이 “해외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 항구들을 타격하는 가상의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지도사진도 공개했다.

김 제1비서가 핵탄두 소형화를 공개하고 이어 핵타격 적용수단을 다양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실제저인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 한·미군사훈련을 위축시키고 대북한 제재압박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이다. 한·미의 재래식 전력 훈련이 강화될수록 차원이 다른 ‘절대무기’인 핵무기 위력을 점점 더 발전시켜 압도하겠다는 위협이다. 김 제1비서가 핵실험을 계속해 나가라는 과제를 줬다고 밝힌 것은 한·미의 군사력 과시와 국제사회의 제재진행여부를 보고 5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으름장으로도 해석된다.

핵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히 근접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폭핵실험으로 추정되는 4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필수적인 증폭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 한번 실험만으로는 증폭기술을 완전하게 확보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적어도 2차례 이상 증폭실험이 있어야 증폭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 기폭장치로 보이는 물체를 공개한 것도 소형화 진전 상황을 과시해 더 이상 ‘참수작전’ 등을 운운하며 자신들을 압박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 의도를 밝힌 것도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이 증원되는 것을 연습하는 훈련이다. 따라서 이들 전력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항구들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단거리 미사일로 이들 항구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김 제1비서가 연일 군사적인 조치들을 언급하고 나서는 것은 대내적인 필요도 반영됐다. 유엔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과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불안한 주민들을 다독여야할 상황이어서다. 이번 제재안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이전과 달리 상당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비서로서는 전면에서 군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외부압력에 굴하지 않는 단호함을 보여줘 주민동요를 차단해야한다. 특히 핵·경제 병진노선을 강조해온 김 제1비서가 핵개발 노력이 막바지에 와있음을 강조해 앞으로는 핵에 쏟아 부었던 노력들을 경제분야로 전환해 주민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줄 필요도 있다. 김 제1비서의 시위성 발언과 무력시위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