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아시아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가 11일 중국 베이징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벤 애플렉(브루스 웨인·배트맨 역)과 헨리 카빌(클락 켄트·슈퍼맨 역), 잭 스나이더 감독이 참여했다.
“캐릭터가 미국의 햄릿이라고 얘기했는데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벤 애플렉은 “햄릿은 오랫동안 지속돼온 캐릭터다. 햄릿을 떠올리면 딱 떠오르는 게 있듯이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우로서 제한된 조건에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카리스마를 내 임의대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면서 “어둡고 부모 잃고 상처입고 복수심을 가진 햄릿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스나이더 감독은 “이 영화는 신화적인 현대물의 이야기”라면서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누가 이기는지 중요하지 않다. 끝까지 가봐야 아는데 관객들이 기대감을 갖고 봐 달라”고 말했다.
크리스천 베일이 맡은 배트맨에 대해 벤 애플렉은 “베일은 존경하는 동료 배우다. 소탈하고 저에게도 친절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좀 다른 부분은 이전보다 나이가 들었고 좀 지쳤고, 은둔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열심히 20년간 범죄를 소탕하고 노련하고 경험이 많다. 증오심이 더 많이 쌓여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감독은 “영화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테마다. 누구의 정의가 옳은 것인가?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인가? 관객분들이 보시고 토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헨리 카빌은 “배트맨이 수트를 입고 있으면 공격적이다. 준비를 하고 있다가 조화를 이뤄서 촬영에 들어갔다. 세트장에서 배트맨이 넘어질 때 너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두 배우는 “시나리오가 매력적이다. 촬영이 시작되면 철저한 계획 아래 바꿀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각본대로 충실히 연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두 히어로가 싸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감독은 “그 자체만으로 팬들이 즐겨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관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저스티스의 시작은 다른 캐터들이나 코믹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이다. 원더우먼 얘기도 나올 건데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원더우먼에 대해서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원더우먼 얘기도 오래됐기 때문에 영화에 나올 때가 됐다. 이번 영화의 핵심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목이 왜 ‘배트맨 대 슈퍼맨’인가라는 질문에 애플렉은 “알파벳 순서대로 한 것”이라고 하자 감독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었고 슈퍼맨은 세계 최고 논쟁의 인물이 되어버린다. 배트맨은 그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긴다.
세계의 미래를 위해 무모하고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슈퍼맨으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영화는 3월 24일 개봉된다.
베이징=글 사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배트맨 대 슈퍼맨’ 주연배우 벤 애플렉 “어둡고 부모 잃고 상처입고 복수심 가진 햄릿과 비슷하다”
입력 2016-03-11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