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일본 도호에 판권 판매

입력 2016-03-11 01:43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일본의 대형 공연 제작사 도호에 라이선스가 팔렸다.

도호와 한국의 왕용범 프로덕션 및 충무아트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프랑켄슈타인’이 내년 1월 8~30일 도쿄 닛세이 극장에서 일본어 버전으로 공연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사랑은 비를 타고’ ‘빨래’ ‘셜록 홈즈’ 등 여러 편의 한국 뮤지컬 라이선스가 일본에 팔려 공연됐지만 도쿄에서 1000석 이상의 대극장 공연으로서는 ‘프랑켄슈타인’이 처음이다. 앞서 ‘셜록 홈즈’ 시즌 1·2가 일본에서 각각 2014년, 2015년 공연될 때 지방 공연의 경우 1000석 이상 대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지만 도쿄 공연은 841석의 도쿄예술극장 중극장에서 이뤄졌다.

1330석의 닛세이(日生)극장은 일본생명보험 소유로 1963년 개관했다. 공익재단법인 닛세이문화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이 극장은 어린이와 가족 중심의 자체 기획 공연 외의 기간에는 도호의 뮤지컬에 대관을 준다.

일본판 ‘프랑켄슈타인’은 연극 및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연출가 이타가키 교이치가 연출을 맡았다. 이타가키는 지난 2007~2008년에도 한국 뮤지컬 ‘달고나’의 일본판인 ‘라무네’를 연출한 바 있다.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가수 겸 배우인 나카가와 아키노리와 극단 시키 출신으로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 가키자와 하야토가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가수 겸 배우인 가토 가즈키와 배우 고니시 료세이가 앙리 뒤프레 겸 괴물 역을 맡았다. 이외에 극단 시키 출신으로 가창력 뛰어난 하마다 메구미 등이 캐스팅됐다. 도호는 도쿄 공연 외에 일본 국내 투어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초연된 ‘프랑켄슈타인’은 당시 두 달간 총 89회 공연에 누적관객 8만 명, 평균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했다. 제작비 40억원을 투입해 10억 원이 넘는 순수익을 거두며 초연 창작뮤지컬로는 예외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6일 개막해 오는 3월 20일까지 이어지는 ‘프랑켄슈타인’ 재공연은 전날 마지막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관객 수는 지난달 31일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

‘프랑켄슈타인’ 프로듀서인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은 “순수 우리 창작진의 힘으로 제작된 ‘프랑켄슈타인’이 국내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일본의 대형 뮤지컬 제작사인 도호와 라이선스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이번 라이선스 계약 체결은 국내 창작뮤지컬이 제대로 대접 받고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프랑켄슈타인’의 구체적인 라이선스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일본에 진출한 한국 뮤지컬의 로열티 규모는 지난 2007년 ‘달고나’와 ‘대장금’이 5%를 받았고 이후 점점 올라갔지만 10%를 넘지는 않았다. ‘프랑켄슈타인’이 10%를 넘겼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프랑켄슈타인'의 대본 및 연출을 맡은 왕용범은 “일본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프랑켄슈타인’의 라이선스 러브콜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신중하게 제작사를 선정할 계획이다”면서 “조만간 중국과 유럽에서도 ‘프랑켄슈타인’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