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34)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스타크래프트’ 맞대결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진호는 10일 인스타그램에 “알파고가 여기저기서 난리다”라며 “나중에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하면 내가 인간계의 압승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세돌(33) 9단이 9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알파고에 불계패를 당한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이 9단은 10일 열린 2국에서도 211수 만에 돌을 던지며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바둑에 이어 게임에 도전할 것이라며 알파고를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알파고와 프로게이머의 맞대결 성사에도 주목하고 있다.
1998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만들어내며 우리나라의 e스포츠 문화 조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홍진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1세대 프로게이머였다. 홍진호와 알파고의 스타크래프트 경기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또다른 대결이라 볼 수 있다.
홍진호의 자신감 넘치는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폭풍 저그로 이겨달라”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알파고한테 ‘3연벙’ 당하면 어쩌나” “같은 전술로 세 번 지면 어떡하지”라며 홍진호의 패배를 우려하는 댓글도 보였다. ‘3연벙’은 홍진호가 2004년 현역시절 임요환(전 프로게이머)에게 벙커링이라는 테란 종족의 스타크래프트 전술로 세 번 연속 진 것을 뜻한다.
한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제3대국은 12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