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인턴비서 남친에게 폭행당한 20대女 자살

입력 2016-03-10 18:18 수정 2016-03-10 18:23
남자친구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신고를 한 20대 여성이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9일 오후 5시45분쯤 A씨(23·여)가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A씨의 어머니가 이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숨지기 이틀 전인 7일 오후 8시쯤 친언니와 관악경찰서를 찾아 남자친구 B씨(25)에게 폭행당했다고 신고했다. B씨는 6일 오전 1시쯤 A씨의 집 근처 편의점에서 A씨의 목을 조르고 손과 허리를 잡아 넘어뜨렸다. 먹을 것을 사준다고 했는데 A씨가 아무 말 없이 집에 가겠다고 한 게 이유였다. 당시 둘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A씨에게 우울증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피해자보호관이 임시 숙소와 신변 보호 조치가 필요한지 물었으나 거절한 뒤 집에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 A씨는 회사에 출근했다가 몸이 좋지 않아 오전 11시쯤 조퇴했다. 오전 11시45분쯤 집 앞 CCTV에 찍힌 게 A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A씨가 남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B씨는 폭행 다음날인 7일 A씨에게 SNS를 통해 사과 문자를 보냈으나 ‘앞으로 차단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9일 오후 3시쯤 또다시 A씨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으나 A씨는 읽지 않았다. B씨는 9일 오후 3시30분쯤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범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며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모 국회의원 인턴비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