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니 슈퍼화요일 독식예상-후보단일화 논의 급부상

입력 2016-03-10 16:52

도널드 트럼프가 오는 1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도 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CNN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40%의 지지율을 기록해 24%에 그친 이 지역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16% 포인트 차로 제쳤다. 또 트럼프는 오하이오에서도 41%의 지지율을 얻어 존 케이식 주지사(35%)를 6% 포인트 앞섰다.

승자독식 제도가 적용되는 두 곳에서 트럼프가 모두 승리하면 주류 진영의 ‘반(反)트럼프’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대선후보 가능성은 부인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주류 측은 트럼프에 대항하는 후보단일화 작업에 나섰다. 특히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루비오 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케이식 주지사를 잇따라 만나 단일화 설득에 나서 주목된다.

부시 전 주지사는 ‘부시 가문’의 후광을 등에 업고 한 때 유력 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돌풍에 밀려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지난달 말 경선을 포기했으나 플로리다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다.

후보단일화 작업은 루비오 의원에게 사퇴압력으로 작용했다. 루비오 의원은 공화당 주류들의 지지를 받고 트럼프 대항마로 부상했으나 전날 열린 8차 경선지역 4곳에서 완패하면서 대의원을 1명도 건지지 못했다. 지금까지 치른 경선 중 최악의 참패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도 이날 크루즈 의원에 대한 지지를 공개로 선언했다. 부시 전 주지사 동생인 닐 부시는 전날 크루즈 캠프에 합류했다.

플로리다(대의원 99명)는 오하이오(66명)와 함께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지역 6곳 중에서도 핵심 승부처로 통하는 곳으로, 승자독식 제도에 따라 득표율 1위가 모든 대의원을 차지한다.

반 트럼프 진영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본격화되자 트럼프도 루비오 구애에 나섰다. 트럼프는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히스패닉 표심을 잡기 위해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는 재능이 많다”면서 “다만 그가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