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2차 공천결과, 뒤탈 없을 곳만 일단 발표

입력 2016-03-10 16:45

새누리당의 2차 공천 결과는 ‘뒤탈 없는 곳’ 위주였다. 단수추천지역 4곳, 경선지역 31곳 등 35곳의 지역구가 발표됐지만 현역의원 컷오프는 없었다. 원외 인사들 중에서도 일부 반발은 있지만 경선에 붙일만한 인물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는 분석이다. 현역의원 5명을 컷오프 한 더불어민주당 공천결과에 비해 밋밋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당 안팎에선 공천 문제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도 뒤뚱거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중진 탈락설, 킬러 투입설, 텃밭 물갈이설 등 대상자로 지목됐던 ‘화약고’ 지역구는 결정을 미뤄놓은 셈이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저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는 경선 참여를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별히 사정이 없는 한 2~3명 정도로 후보를 압축하려고 노력했다”며 공천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 영남 지역 3선 이상 의원 일부의 컷오프 예상은 빗나갔다. 안홍준·김재경·이군현 의원 등 3선 중진 모두 경선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우세 지역의 경우 자격심사를 보다 까다롭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큰 틀에서 국민공천제의 취지에 맞게 국민의 뜻으로 공천에서 배제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관위는 이날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후보자 압축 결과도 발표하려 했지만 이 위원장이 보류했다. 발표가 유력했던 수도권 단수신청자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정두언 의원 지역구와 부산의 김세연·박민식 의원 지역구 역시 빠졌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가 (살생부) 찌라시(증권가 사설 정보지) 논란에 연루됐기 때문에 다른 연루자인 정두언, 김용태 의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발표 대상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자신의 지역구가 일찍 경선 발표 지역으로 발표되길 청했다. 이 위원장도 당초 이를 수용해 발표에 포함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사건의 진실이 안 밝혀진 상황에서 김 대표만 경선에 참여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오전에 급하게 보류하기로 했다”며 “심사는 다 끝났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다른 단수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를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싶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 발표자가 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단수신청지역이라 하더라도 부적격심사를 패스해야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경선 발표로 부산진을 지역에선 현역 이헌승 의원과 이성권·이종혁 전 의원,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의 4파전이 결정됐다. 17·18·19대 전·현직 의원과 정치신인이 대결이다. 경남 진주갑 지역에선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전 의원의 재대결이 확정됐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의 이방호 전 의원, 경주의 정종복 전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인사들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부산 동래 지역에 이진복 의원이 단수후보로 추천되면서 탈락한 박승환 예비후보는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겠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전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극비 회동했다는 보도에 대해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말라. 어떤 경우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전웅빈 이종선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