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강원도 평창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가족 3명 사망 사건의 원인이 보일러 연소가스 역류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사인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평창경찰서는 숨진 신모(43)씨와 아내(34), 신씨의 아들(8) 등 일가족에 대한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부검 결과 숨진 신씨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61%, 아내 66%, 신씨의 아들은 55%로 나왔다. 일산화탄소 농도의 치사량은 20%다.
경찰은 신모(8)군이 숨지기 전인 지난 6일 오후 9시16분쯤 두통과 복통을 호소해 119구급차량을 이용, 강릉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같은 날 오후 10시30분쯤 퇴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신군의 두통과 복통 증세가 일산화탄소 중독의 전조 증세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신군의 어머니가 7일 오전 0시58분까지 지인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고, 신군 아버지의 휴대전화에는 7일 오전 7시20분부터 부재중 전화가 남아있어 7일 오전 1시부터 오전 7시20분 사이에 이들 가족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일가족은 속옷을 입고, 아파트 거실 겸 안방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0일 시행한 2차 현장 감식에서는 보일러 연통 마개가 막혀있지 않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일러는 거실 겸 안방과 창틀을 사이에 두고 베란다에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일가족이 보일러 연소가스 역류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의 연료가 불완전 연소했을 경우 연통 마개가 보일러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보일러가 설치된 베란다 천장에 그을음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연소가스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흘러나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군을 비롯한 일가족 3명은 지난 7일부터 신군이 등교하지 않는다는 신군 담임교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에 의해 9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평창 일가족 3명 사망사건, 보일러 연소가스 역류로 일산화탄소 중독사망 결론
입력 2016-03-10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