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다!”
최근 태국 중부의 관광지인 후아힌의 해변에서 남성 수십명이 집단으로 알몸 추태를 벌이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태국이 떠들썩했다. 당시 태국인들은 “또 중국인들 짓이구나”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친구와 해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수십 명의 중국인 남성들이 옷을 모두 벗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하지만 태국 당국의 공식 발표로 중국은 누명을 벗었다. 환구시보는 10일 “지난 주 알몸 모임 참가자는 일본 여행객들”이라며 “중국 여행객은 ‘누어서 총맞은 격’”이라고 보도했다. ‘누워서 총맞는다’는 말은 ‘억울하게 남의 잘못을 뒤집어 쓴다’는 뜻의 신조어다.
태국 경찰 조사 결과, 일본 모 기업에 근무하는 남녀 사원 90여명은 후아힌으로 단체 연수를 왔다. 지난 5일 밤 호텔에서 식사 뒤 30여명의 남성이 해변으로 나와 알몸으로 모여 춤을 추고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후아힌은 태국 왕실의 유서 깊은 휴양지다. 왕실 궁전도 있고, 푸미폰 국왕이 한 때 요양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태국인 안내원은 “왕실과 연관이 있는 곳이니 절도를 지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태국 관계당국은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태국의 문화와 풍습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전국 여행사와 호텔에 재발 방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태국 해변 알몸 추태, "중국인 아니라 일본인!" 중국 언론 환호
입력 2016-03-10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