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해 회사원·대학생 두 딸 살해·살인미수 한 40대 친모 검거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회사원인 20대 큰 딸을 살해하고 대학생인 작은 딸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40대 친모가 사건 닷새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A씨(48·주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생활고를 비관해 우울증을 앓던 A씨는 두 친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할 마음을 먹고 지난 4일 오전 4시30분경 남양주 오남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큰 딸(29)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재운 뒤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시신을 베란다에 옮겨놓아 작은딸은 언니가 죽은 사실조차 몰랐다.

하루 뒤인 5일 A씨는 작은 딸(23)에게도 수면제가 든 콜라를 마시게 한 뒤 번개탄을 피워 살해하려 했으나 작은 딸이 머리가 아파 잠에서 깨 미수에 그쳤다. 작은딸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15년 전 자신이 진 부채 문제로 남편과 이혼하고 두 딸과 살아오다 생활고를 비관, 혼자 자살하면 딸들이 어렵게 살아갈 것 같아 딸들을 먼저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이후 집 주변 사우나와 자신의 승용차에서 숙식하며 지내다 언니의 설득으로 지난 9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하고 큰딸의 사체를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남양주=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