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소년원 수감을 마치고 작성한 글이 확산 되고 있다. tvN 드라마 ‘시그널’로 인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과거 기록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간 A씨의 글은 2005년 8월 12일에 작성됐다. 본인을 ‘밀양 사건 관련 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약 6개월간 소년원 수감을 마치고 나온 가해자였다.
A씨는 사건 관련 기사를 보고 글을 쓰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피해자를 몇 번 만나지도 않았고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는데 억울하게 소년원을 다녀왔다”고 했다. 또 “4명이 공모해 야외 테니스장에서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팔다리를 잡아 꼼짝 못하게 한 채 성폭행을 했다고 한다. 그 중에 저도 껴있었지만 전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나라에 사과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지다.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그는 “피해자도 문제가 있는 아이”라며 “(피해자는) 평범한 그런 여학생이 아니다. 오히려 저희들만 크게 다 뒤집어 쓴 것 같다”고 주장했다. ‘힘없는 가해자’라거나 ‘그리 크게 될 사건도 아닌데’라는 표현도 썼다.
네티즌들은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다” “사건을 재조사해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며 공분했다. 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A씨가 고향 친구의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퍼지기도 했다. 이 댓글 작성자 역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계획적인 사건’이라고 칭하며 “가해자만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2004년 울산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을 경남 밀양 지역의 고교생들이 1년 동안 성폭행한 사건이다. 관련 피의자가 44명에 이르지만 이중 14명이 ‘공소권 없음’으로 풀려났고 20명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기소 없이 소년부로 송치됐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시그널’은 이 사건을 ‘인주 여고생 성폭행 사건’으로 각색했다.
A씨가 보았다는 기사는 2005년 7월 시사저널에 기재된 라는 제목의 기사다. 밀양 성폭행 사건이 드러난 경위와 재판 결과, 피해자의 불우한 가정환경 등이 담겼다.
한편 시사저널은 2012년에도라는 기사를 통해 사건을 되돌아 봤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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