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물갈이를 위한 ‘정밀심사’ 결과 발표를 또다시 연기했다. 더민주는 9일 18곳의 경선지역을 발표했다. 그러나 공천탈락자 명단은 10일 발표키로 했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현역 의원이 포함된 경선지역 10곳과 원외 인사만 공천을 신청한 경선지역 8곳을 발표했다. 동료 의원을 향해 ‘비노 세작’이라고 발언해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았던 김경협(경기 부천 원미갑) 의원과 한밤중 일선 경찰지구대를 찾아 “바바리맨을 찾아내라”고 호통을 쳐 논란이 일었던 유대운(서울 강북을) 의원 등이 정밀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정청래 의원이 ‘공갈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래를 불렀던 유승희(서울 성북갑) 의원도 경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찬열(경기 수원갑) 이상직(전북 전주을) 박민수(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강창일(제주갑) 김우남(제주을) 의원과 비례대표 은수미 김기준 의원 등도 경선을 치르게 됐다. 공관위는 서울 서대문을과 경기 의왕·과천 등 현역 의원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1차 컷오프’로 공석이 된 8곳도 경선지역으로 발표했다.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공천 탈락자 명단은 이날도 공개되지 않았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3선 이상 의원에 대한 심사도 아직 남았고, (초·재선) 일부 의원들의 소명 자료를 아직 검토할 수 없어 오늘까지 작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공관위 보고를 받고 일부 의원에 대한 정무적 판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발표가 연기되자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김 대표가 ‘낡은 진보’와 ‘계파주의’ 척결을 강조한 만큼 친노(친노무현)계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동요가 상당했다. 당내에서는 이들 그룹 내 일부 의원이 포함된 ‘리스트’가 돌았고, 의원은 물론 보좌진들도 상황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그룹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의 과거 행태가 공관위의 채점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오찬에서 국민의당 김한길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복당하면 받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컷오프’ 대상자의 복당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정의당과의 선거연대는 총선기획단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광주 북갑 전략공천설과 관련해 김 전 교육감의 불출마 선언 및 혁신위원장 이력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그는 일부 인사들의 공천 요청과 관련해 “고질적인 병”이라며 “공정하게 경선하겠다 해놓고 뒤로 자기 사람을 꽂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못 박았다. 김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해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예절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더민주, 현역의원 지역구 10곳 등 총 18곳 경선 지역 발표
입력 2016-03-09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