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완전 딴판 '판사 누나'

입력 2016-03-09 21:03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정반대인 그의 누나에 미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의 8살 위 누나인 매리엔 트럼프 베리(78) 연방 제3순회 항소법원 판사를 소개하면서 “한 블로거의 말대로,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부유하다는 것 등 두 가지를 빼고 두 사람은 완전 딴판”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삶은 ‘리얼리티 쇼’인 데 반해 베리 판사는 프라이버시를 중시한다. 트럼프의 발언은 거칠고 요란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데 비해 베리 판사의 연설은 신중하고 사려 깊으며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에게 성공이란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말할 뿐이다. 하지만 베리 판사는 2011년 예수회가 세운 페어필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말하는 성공은 직업에서의 성공만이 아니다. 당신이 외로워 보이는 낯선 사람을 만나 미소 짓고, 이에 낯선 사람이 그 미소에 화답할 때 느끼는 따뜻한 느낌처럼 단순한 것이다.”

그녀는 또한 애를 낳는 것, 그리고 그 애를 훌륭한 남자나 여자로 키워내는 것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에게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은 약하다는 신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는 그 사람이 강함을 의미한다. 그녀는 “나는 우리 집안에서 첫 대학생이었다. 당시 나는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렸다. 그리고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후보의 라이벌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지난달 한 방송에서 “베리 판사는 과격한 낙태 찬성 극단주의자”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누나를 ‘훌륭한 판사’라고 한 것을 비아냥거린 것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