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사를 한 직장인 A씨(남·46)는 새 집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가까운 병원부터 찾아야 했다. 무거운 짐을 들어 나르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기 때문이다. 진단결과 통증의 원인은 ‘급성 허리디스크’였다. A씨는 “이사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이삿짐을 날랐던 것이 화근이었다. 수납장을 들어올리는 순간 우지끈하며 허리가 무너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고 이후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이사철인 3월이면 허리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제 자리에서 밀려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탄력 있는 외벽(섬유륜)에 균열이 생기면서 내부의 수핵이 비집고 나오는 것인데, 바로 이 섬유륜에 균열을 생기게 하는 습관 중 하나가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다.
물건을 들어올릴 때 바닥 쪽으로 허리를 과다하게 굽히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상체를 옆으로 틀거나 급하게 일으키면 디스크 외벽에 강한 압박이 가해진다. 이 때 순간적으로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와 버리게 된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한 쪽 무릎을 바닥에 댄 상태로 물건을 천천히 들어올리고 바퀴가 달린 핸드카트 등을 적극 이용하여 허리에 실리는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삿짐을 나른 뒤 허리 통증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대수롭지 않게 방치할 경우 단순히 허리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다리 등 전신이 함께 저리고, 심해지면 운동기능이 떨어지거나 대·소변 장애까지 올 수 있어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디스크가 터져 나온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절개 없이 특수바늘을 디스크 내에 삽입하는 ‘비수술 플라즈마 감압술’을 통해 원인 치료가 가능하다. 최소 침습 디스크 수핵 감압술을 이용해 시술 중의 통증을 최소화하며. 치료 후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일 퇴원을 원칙으로 하고 10분 내외의 짧은 시술 시간으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병가가 곤란한 직장인 등 회복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보존적 치료가 되지 않는 만성요통이나 연성이며 퇴행성 변화가 작은 디스크의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협착증을 동반한 복합적인 디스크거나 난치성 재발성 디스크일 경우에는 ‘미세현미경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1.5~3㎝정도의 허리 피부를 절개한 후 미세현미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약 10~15배 확대하여 신경을 누르는 뼈 일부분을 정교하게 제거한다. 탈출된 디스크 및 인대 제거를 통해 신경이 눌리지 않게 하는 수술로, 최소한의 상처만 내어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신경 손상이 거의 없다.
또 15㎜정도의 최소한의 피부 절개만 필요하기 때문에 큰 출혈이나 흉터가 생기지 않아 빠른 일상복귀도 가능하다. 고령의 환자나 전신질환, 만성질환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들도 부분마취 하에 안전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척추질환 치료는 가능하면 척추의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 되어야 하지만 완치를 위해서 절개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무수혈척추융합수술’이 권장된다. 무수혈척추융합수술은 병변 부위만을 현미경으로 정밀하게 접근해 제거하므로 기존의 척추뼈 융합술이 가졌던 큰 피부 절개와 광범위한 근육 손상, 다량의 출혈 등의 문제를 보완한다.
때문에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고 합병증의 위험도 거의 없다. 허리 척추 움직임에 필수적인 근육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수술 후 5일이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기간이 빠르다. 무엇보다 무수혈척추융합수술은 병변 부위를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식으로 후유증이나 재발이 거의 없는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안산21세기병원 척추센터 이현욱 원장은 “허리디스크는 개인의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요통치료방식이 모두 다르다”며 “증상에 따라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한 경우가 있고, 불가피하게 허리디스크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1:1맞춤 상담을 기반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도의 해부학적 능력과 특수 장비가 디스크 수술의 성공에 중요 변수로 작용하므로, 풍부한 임상경험과 의료 장비를 보유한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봄 이사철 허리디스크 수술 환자 증가…짐 들 때 주의 필요
입력 2016-03-09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