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면 실명할 수 있는 ‘황반변성’의 재발 여부를 2배 빨리 인지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재휘, 김철구 교수팀이 평소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던 황반변성 환자들이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빨리 재발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호주 검안학회 공식학술지인 ‘Clinical and Experimental Optome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재휘 교수는 “황반변성은 질병의 특성상 초기 치료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재발을 인지해 바로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안경을 착용하면 안경을 쓰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시력저하를 빨리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황반변성 환자는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 눈 속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조직이 있다. 황반은 이 망막의 중심부로 다른 부위보다 노란색을 띄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시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시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질병에 의해 황반부가 손상되면 시력이 저하되며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황반변성이 재발한 경우 이를 인지한 환자와 인지하지 못한 환자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평소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던 환자(75.0%)들이 안경 미착용 환자(42.9%)에 비해 황반변성 재발을 더 빨리 인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재휘 교수는 “황반변성으로 치료받던 환자에게 굴절이상을 교정하여 안경을 착용하게 해 시력이 호전되었으나, 환자가 불편하다며 안경착용을 하지 않아 황반변성 재발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약 2개월 정도 늦게 병원에 방문함으로써 치료시기를 놓친 케이스가 있다”면서 “환자가 평소 안경을 착용하며 생활했다면 황반변성이 재발하면서 평소에 잘 보이던 글씨들을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더 빨리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구 교수는 “황반변성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의 경우 안경착용 시 시력 호전이 나타난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경을 착용하고 생활하는 것이 재발을 빨리 인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실명 질환 '황반변성' 환자 안경 써라…"재발 여부 2배 빨리 알수 있어"
입력 2016-03-09 11:22 수정 2016-03-09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