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스타 마리아 샤라포바가 복용해 논란을 빚고 있는 금지약물이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소련군이 ‘전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던 약물로 드러났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샤라포바는 7일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2006년부터 치료목적으로 멜도니움을 사용해왔지만 이 약물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의해 올해 1월 1일부터 금지 약물로 새로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멜도니움은 원래 심장약으로 혈류개선 효과가 있는 약이다. 인구 200만명의 구 소련 연방 구성원이던 라트비아에서 개발됐으며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 WP는 “라트비아에서는 멜도니움 개발과 생산이 나라의 큰 자랑거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약을 발명한 이바르스 칼빈스 박사에 따르면 멜도니움이 아프간에 투입된 구 소련군에서 널리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스 박사는 이런 사실을 2009년 라트비아의 디에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산소가 부족한 아프간 고산지대에서 완전군장을 하고 매일 20㎞씩 행군할 때 심장 근육에 산소을 보충해주기 위해 이 약이 사용됐다는 후문이다. 멜도니움이 올해 1월부터 금지약물로 분류된 것도 이 약이 산소흡수량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WP는 “현재 멜도니움은 산소보충 이외 6가지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샤라포바 복용약, 소련군의 '전쟁 스트레스' 방지약
입력 2016-03-09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