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80%가 올해 전반적 경영여건을 부정적으로 예상하나, 기업의 선제적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자산 상위 30대 그룹의 2016년도 투자계획은 122조7000억원으로, 전년 실적 116조 6000억원보다 5.2% 증가한 규모라고 발표했다. 이중 시설투자는 전년보다 7.1% 증가한 90조9000억원, R&D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31조80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30대그룹 중 투자가 작년보다 증가한 그룹은 18개, 작년 수준으로 동결인 그룹은 3개, 감소한 그룹은 9개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전경련이 발표한 ‘2015년 투자계획조사’에서 30대 그룹은 연초 125조9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제 집행된 투자액은 116조6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중국발 경제쇼크,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 투자전망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주요 기업들의 투자집행률은 92.6%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주요 그룹들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OLED, 유통, 에너지 등 기존 주력업종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R&D투자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작년에 이어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에 2018년까지 1단계로 1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및 스마트차량 개발에 2018년까지 1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올해에만 SK하이닉스 설비투자로 5조4000억원, SK텔레콤 망 투자에 1조3000억원, SK브로드밴드 인프라투자에 6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LG그룹은 OLED(LCD) 시설확장을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2020년까지 4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롯데그룹은 제2맥주공장 설립을 위해 2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위해 2020년까지 2700억원을 투자하며, CJ그룹은 콘텐츠사업을 위해 올해에만 67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계획조사와 동시에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6년 경영환경 전망 설문조사’ 결과, 80.0%의 기업들이 올해의 전반적인 경영여건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13.3%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6.7%만이 소폭개선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예상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96.7%가 ‘2018년 이후(56.7%)’ 또는 ‘2017년 이후(40.0%)’가 될 것으로 답변해 경기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그룹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은 수출부진(30.0%)과 채산성 악화(20.0%), 금리 및 환율변동(20.0%)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내수부진(13.3%) 자금 부족(13.3%), 오너부재(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30대 그룹은 올해 중점 추진 경영전략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70.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R&D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23.3%)’, ‘환율변동 등 경영위험 관리(3.3%)’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3.3%)’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올해 30대그룹 작년보다 5.2% 늘어난 122조7000억원 투자한다
입력 2016-03-09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