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로부터 받아온 ‘러브콜’을 뿌리쳤다. 정치에 참여치 않겠다며 “잠시나마 흔들렸던 마음을 다시 모아 동반성장의 길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8일 자신의 현재 직함인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정치참여 고민을 거듭했다”며 “그러나 작금의 정치상황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꿈조차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정치참여는 오히려 그 꿈을 버리는 일이 될 것 같은 우려가 더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정치권을 ‘권력 투쟁의 장’에 비유하며 “흙먼지 묻어내고 땀내 나는 삶의 현장을 더 자주 찾아가 어렵고 힘든 분들과 애환을 같이 하겠다”며 “그 속에서 동반성장 사회로 만들어가는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가 이번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 바라본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민주의 한 3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전 총리가 혼탁한 총선 판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내년 대선으로 직행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정 전 총리 합류로 충청권 표심에 호소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정 전 총리의 역할과 관련해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더민주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면서도 “얘기가 오가는 중에 다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정운찬 전 총리,정치 참여 안키로
입력 2016-03-08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