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위해 하이난섬 25만명의 어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중국 인민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뤄바오밍 하이난성 서기는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언론에 “하이난의 어민들은 남중국해에서 이미 1000여년의 어업 생산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어민들이 해양 권익 지키기에 참여하는 목적은 그들의 어업 생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하이난성 정부가 원양어업 종사자들을 위해 보조금과 자체 방어를 위한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일부 원양 어선은 배수량이 400t이 넘어 동남아 국가의 군함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뤄 서기는 “하이난의 어민 수는 25만명에 이른다”면서 “600년이나 된 항해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경험이 많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활약은 실제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10월 미군 구축함 라센호가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섬 근처로 항해할 당시 중국 함정을 비롯해 상선과 어선이 출동했다.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당시 “어선들이 라센호 뱃머리를 가로지르거나 바짝 붙어 항해했다”면서 “상당히 도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분쟁 수역에서 어선을 이용하는 행위는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왕한링 연구원은 “국제법이나 해양법을 위반하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베트남 군인들이 남중국해에서 어민으로 위장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4년 5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원유 시추 작업을 벌이자 베트남은 어선 수백척과 어민 수천명을 동원해 2개월여 중국 측과 대치하기도 했었다. 군사전문가 리제는 “어민들의 경우 분쟁 수역의 관련 해류와 기후 변화, 방위 정보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국가 해양이익 확보를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남중국해 25만 어부들로 지킨다
입력 2016-03-08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