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의 재직 교사가 비리로 쫓겨난 전직 이사장의 월권 행태를 고발했다. 그는 지난해 급식비리를 고발했던 교사 역시 전 이사장의 한 마디에 담임 직위를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8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충암고에 재직 중인 A교사가 출연해 “학교의 모든 운영이 전 이사장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A교사에 따르면 지난해 급식비리를 교육청에 고발했던 B교사는 입학식 직후 갑자기 담임 직위 해제를 통보 받았다. 교실에서 학급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B교사가) 교장실로 오라는 얘기를 들었고, 교장으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너무 곤혹스럽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입학식에서 B교사의 담임 배정을 알게 된 전 이사장이 “당장 담임을 교체하라”고 교장에게 지시한 것이다.
A교사는 “급식 문제를 포함해서 우리 학교에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황당한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A교사는 지난해 9월에도 황당한 인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급식비리 문제로 어수선한 시점에 전 이사장이 충암고와 충암고 교장을 맞바꿨다는 것이다.
A교사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충암중에서 고등학교 교장으로 오신 선생님 말씀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점시 먹는 자리에서 중·고 교장 간의 자리 변동이 결정됐다. 사립학교에서 이사장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다는 거 잘 아시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충암고의 전 교장과 행정실장 등이 거액의 급식비를 횡령한 사실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 충암고 내부고발자에 의해 이루어진 대대적인 감사였다.
감사 결과 충암중·고교의 학교장과 행정실장, 용역업체 직원 등은 급식회계 부정 운용으로 4억1000여 만원을 빼돌렸다.
충암학원은 2011년 교육청의 특별감사에서도 공사비 횡령, 학교회계 부정 등 비리가 적발돼 교육청이 검찰에 관련자를 고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충암고 급식비리 고발한 교사 ‘담임 박탈’… “이사장 영향력 여전해”
입력 2016-03-08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