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는 이세돌(33) 9단과의 대국에 앞서 유럽을 점령했다. 유럽 챔피언 판 후이(35) 2단과 5국을 벌인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구글 사무실에서였다.
중국계 프랑스인 판 후이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유럽바둑선수권대회를 정복한 대륙 최강이다. 급수는 2단으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한국, 중국, 일본이 판세를 잡은 세계 바둑계에서 변방인 유럽을 어렵지 않게 정복했다. 알파고는 이런 판 후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파고가 이겨도 판 후이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알파고는 5국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1국에서 백을 잡고 2집 반 승, 2국에서 흑을 잡고 불계승, 3국에서 백을 잡고 불계승, 4국에서 흑을 잡고 불계승을 거뒀다.
대국은 이미 3국에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지만, 판 후이는 자존심을 만회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판 후이는 마지막 5국에서 한때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알파고의 기세에 밀려 214수 만에 포기했다. 백을 잡은 알파고의 불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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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