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구방문…김부겸 지원, 홍의락은 어떻게?

입력 2016-03-08 15:35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컷오프 결과 공천에서 배제된 홍의락 의원을 사실상 구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불모지인 대구에서 출마를 결심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해 ‘영남 민심’이 흔들리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8일 대구에서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홍 의원은 실질적으로 대구를 대변해서 지난번에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며 “그런 점을 참작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테니 심려 안해도 된다”고 했다. 이어 “더민주가 명분에 사로잡혀서 그와 같은 사례를 만들게 된 것을 매우 죄송스럽다고 말씀드린다”며 사실상 홍 의원 구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도 홍 의원 구제 가능성을 거듭 내비쳤다. 그는 “정무적 판단을 해서 최종적인 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탈당 의사까지 드러내며 홍 의원 구제를 요청했던 김 전 의원은 “(김 대표의 말은) 홍 의원 문제를 잘 풀어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한 정치인의 상처를 감싸 안으면서 지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근거 마련하겠다. 그런 말로 여러분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홍 의원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은 얘기하지 않았다. 홍 의원을 위해 컷오프 결정을 번복할 경우 다른 공천 배제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구제 방법과 시기가 민감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11일부터 경선이 예정돼 있으니 홍 의원 구제 결정은 그 이전에 이뤄져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김 전 의원 등 대구지역 예비후보자 3명을 만나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는 “대구를 온 주목적은 불모지와 같은 곳에서 더민주 후보를 격려하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을 맞이해서 기필코 김부겸 전 의원이 당선돼, 중앙 무대에서 대구를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대구 유권자들이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대구시당 방문 일정이 알려지자 홍 의원 지지자 10여명이 현수막을 들고 빌딩을 찾아와 “홍의락”을 연신 외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김 대표를 향해 “이렇게 버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묵묵히 홍 의원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홍 의원을 직접 만나기 위해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