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노동개혁이 여전히 기득권과 정쟁의 볼모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또 “수출과 제조업 위주의 성장과 고용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서비스산업 육성이 당연한 처방인데도, 손을 쓸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서비스산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1531일째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제조업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여럿 있는데 비해 서비스업에선 글로벌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에는 선진국에는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즘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봄이 오고 있는 것을 느끼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까지 온기가 차오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의 공공성 훼손 우려를 주장하는 야당에 대해선 “정부는 의료 공공성 근간을 건드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규제는 확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관련 산업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음에도 일부 기득권층 때문에 막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동네병원 중심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것을 두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는 식으로 괴담으로 옭아매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사실상 야당을 겨냥한 언급이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안타깝다”는 표현만 4차례 사용했다. 핵심법안의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계속 호소하는 박 대통령의 심경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간담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서비스산업 육성 의지를 설명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서비스법 처리를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간담회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 서비스산업 관련 기업인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보건의료 및 관광, 소프트웨어, 교육, 금융, 콘텐츠, 물류 등 7대 유망 서비스산업의 발전방안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서비스 활성화,기득권.정쟁의 볼모. 괴담 옭아매 안타깝다"
입력 2016-03-08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