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준 롯데콘서트홀 대표 사임

입력 2016-03-08 11:18 수정 2016-03-08 14:21

김의준 롯데콘서트홀 대표가 개관 5개월을 남기고 사표를 제출했다.

김 대표는 오는 15일자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8일 국민일보에 밝혔다. 롯데콘서트홀 운영방향을 놓고 롯데그룹 경영진과 갈등을 겪어온 그는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었다. 롯데그룹에서는 사표를 바로 수리하지 않은 채 그의 입장이 바뀌길 기다렸지만 사퇴 의지가 워낙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업 메세나의 핵심으로 롯데콘서트홀을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적자를 최소화하려는 롯데그룹 경영진을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오는 8월 18일 공식 개관하는 롯데콘서트홀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8~11층에 들어서는 2036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후 서울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한 대형 클래식 전용홀로는 28년만에 문을 여는 만큼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당초 지난해 9월 예정이었지만 공사 중 사고로 인한 공기 지연 등으로 1년 미뤄졌었다.

그는 한국 공연계에서 손꼽히는 예술경영인으로 예술의전당 국장을 거쳐 LG아트센터 대표, 국립오페라단 단장 등을 거쳤다. 특히 1996년부터 2010년까지 LG아트센터 대표를 맡으면서 공사와 운영을 이끌었다. 2000년 개관한 LG아트센터는 좋은 프로그램과 선진적인 극장 운영으로 지금까지 고객 충성도가 국내 최고인 극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그가 사퇴하면서 롯데콘서트홀의 미래에 대한 공연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됐다. 그동안 공연계에서는 문화예술 지원에 매우 소극적이었던 롯데그룹이 건설은 물론 운영에 만만치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클래식 전용홀인 롯데콘서트홀을 지속적으로 지원할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품어 왔다.

1500억원의 건립 비용이 소요된 롯데콘서트홀의 연간 운영비는 공연 예산 70억원을 포함해 300~32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티켓 판매와 대관 수입이 전부인 롯데콘서트홀의 적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나눠 보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래식계에서는 적자가 계속되면 롯데콘서트홀이 기획공연 없이 대관료만 비싸게 받는 대관극장이 되거나 나중에 대중가요 콘서트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