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제대로 해" 예뻐야만 영화관 알바하나…알바 10명 중 8~9명 외모지적 당해

입력 2016-03-08 11:29 수정 2016-03-08 14:22

영화관 아르바이트생(알바) 10명 중 8~9명꼴로 면접·업무 중 외모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노조는 CGV,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아르바이트생 3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면접에서 외모평가를 당했다는 알바가 87%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응답자의 80%는 회사가 요구하는 외모 기준을 충족하지 못 했을 경우 벌점 등 강압적 제재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노조는 면접뿐만 아니라 업무 중에도 영화관 직원들이 알바에게 지나치게 단정한 용모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영화관에서 일하던 알바 B(여)씨는 “화장을 제대로 하라”며 “(화장 안 한) 그런 얼굴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맞춰 알바노조는 이날 오전 CGV 명동점 앞에서 ‘우리는 영화관의 꽃이 아니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영화관 알바에게 가해지는 지나친 용모단정 요구나 외모평가, 알바 준비시간 임금 미지급, 업무 물품을 사비로 구입하는 관행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알바 채용 과정에서 외모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지표는 없다”며 “만약 현장에서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발언이 있을 경우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CGV 관계자는 “회사가 요구하는 알바생의 외모는 손톱 밑 청결이나 머리를 단정하게 하는 수준”이라며 “직원들에게는 서비스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알바생을 상대로 외모 비하 발언을 하지 않도록 주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