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이 임플란트용 친환경 플라스틱 만든다

입력 2016-03-08 01:05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미생물인 대장균에서 임플란트에 쓰이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량 생산기술을 찾아내 5년 안에 산업현장에 상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팀은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을 이용해 대장균을 개량한 뒤 임플란트와 약물 전달체 등에 많이 쓰이는 ‘폴리락테이트-co-글라이콜레이트(PLGA)'라는 의료용 고분자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이용한 시스템 대사공학은 특정 화합물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의 대사 작용과 전반적인 생물 공정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을 이용해 미생물로 가솔린을 만들고 식품, 의약품에 들어가는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기존에 PLGA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학적 공법을 이용해야 했다. 이 경우 여러 단계의 화학적 전환과 정제 등 공정을 거쳐야 해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유독성 금속 촉매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폐목재, 볏집 등에서 미생물을 추출한 뒤 PLGA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를 변형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생물을 이용하면 기존 화학공정에 비해 PLGA 생산 공정이 훨씬 짧아지고 친환경적이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방법에 따라 PLGA 뿐만아니라 다양한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