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중진 바로 겨누는 이한구

입력 2016-03-07 16:48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영남 지역 다선 의원들에 대해 집중 심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환 의원의 컷오프에서 시작된 현역 물갈이가 정치적 텃밭에서 대폭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관위는 이르면 8일 2차 단수·우선추천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1사무부총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남지역에 3선 이상 의원이 수두룩하다”며 “그분들이 20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당 대표나 최고위원, 국회 부의장,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정도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선 의원이 국회와 당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인데 사람 수가 너무 많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분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관위원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의 새누리당 3선 이상 의원은 모두 19명이다. 이중 김태환 의원은 가장 먼저 컷오프됐고, 이 위원장과 이병석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주영 김정훈 조경태 의원은 단수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됐다. 남은 의원은 김무성 유기준(이상 부산), 유승민 서상기 주호영(대구), 강길부 정갑윤(울산), 정희수 장윤석 최경환(경북), 김재경 안홍준 이군현(경남) 의원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19대 국회 내내 당내에서 존재감이 없었고 선수만 높아 피로감이 있는 의원들은 1차적으로 걸러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기득권 지역인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에서 희생을 감수하는 개혁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 공관위의 결정을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새누리당에선 총선 때마다 텃밭을 중심으로 중진 교체론이 일었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강길부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4일 중앙당에서 의뢰한 여론조사 기관이 현역인 저를 배제하고 특정 후보 2명만 갖고 여론조사를 했다”며 “이에 대해 당에 공식적으로 답변을 요구했지만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