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깨우친 인터넷서버 해킹 기술로 도박·게임사이트에서 거액의 사이버머니를 빼돌린 고교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이버머니는 실제 돈으로 환전해 유흥비와 대학등록금으로 썼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사이버머니 8500만원어치를 부당 충전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이모(19)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해킹 기술을 익힌 이군은 지난해 11월 불법 도박사이트를 해킹했다. 나중에 들통 나더라도 불법 사이트라서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렸다. 이군은 ‘관리자 아이디(ID)’를 이용해 100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충전했다. 이어 알고 지내던 친구에게 사이버머니 전부를 주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했다.
한번 해킹에 성공하자 대담해졌다. 이군은 고교 친구 J군(19) 등 3명을 끌어들여 통장 관리, 사이버머니 환전 등을 맡도록 했다. 이어 생긴 지 1년 미만인 온라인 게임사이트를 노렸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할 거라고 여긴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4곳에서 750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빼돌렸다. 환전해 손에 쥔 1000만원은 유흥비로 썼고 올해 입학하는 전문대 등록금에 보태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사이트가 더 있는지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독학 해커 고교생의 '등록금 알바'?…게임사이트 해킹해 8500만원 챙겨
입력 2016-03-07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