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표 공천’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더민주는 7일 전략공천 후보자 6명과 9곳의 단수공천 지역을 발표했다. 8일부터는 현역 의원 정밀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물갈이’작업의 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오기형 변호사를 서울 도봉을에, 표창원 김병관 비대위원을 각각 경기 용인정과 분당갑에, 김정우 세종대 교수를 경기 군포갑에,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과 윤종기 전 인천지방경찰청장을 각각 전북 정읍, 인천 연수을에 전략 공천키로 했다. 이 가운데 최근 입당한 윤 전 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비대위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광주 서을에 전략공천한 데 이어 문 전 대표 영입인사 상당수를 전략공천하자 당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배려해 이들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지도부는 철저하게 ‘당선 가능성’만을 고려한 카드라고 일축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기 용인과 분당 등은 여당세가 강한 ‘험지’다. 표창원 김병관이 아니면 기대하기 힘든 곳 아니냐”며 “여론조사 결과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 공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공천위원회 관계자도 “경선에 힘 빼지 말고 본선에 집중하라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또 9곳의 선거구에 단수 후보자를 내기로 했다. 김부겸 김영춘 김진표 조일현 전 의원이 각각 대구 수성갑과 부산 진갑, 경기 수원무,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에 단수 추천됐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경기 김포갑에, 박찬대 김영진 박정 지역위원장이 각각 인천 연수갑과 경기 수원병, 파주을에 단수 후보로 나선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공보담당비서관을 역임한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도 경남 김해을에 단수 공천됐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8일 현역 의원들에 대한 정밀심사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경쟁력 조사를 모두 마치고 공관위원들의 ‘가부(可否) 투표’를 진행 중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공관위원들은 현역 의원 이외 ‘대체재’가 없는 지역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가부투표는 8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관위는 막말이나 ‘갑(甲)질’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사에 대한 ‘윤리심사’ 결과를 먼저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와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공언한 ‘계파주의 척결’에 따라 친노 및 주류 진영 의원 상당수가 공천 탈락자 명단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소문도 퍼졌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 취임 이후 과정을 돌이켜보면 충분히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을 연달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박근혜정부가 주장하는 노동개혁의 부당함을 알리고 총선에서의 적극적인 연대를 당부하기 위한 예방”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주도권 쥔 김종인, 전략공천 단수공천 발표
입력 2016-03-07 16:11